박목월 시모음

2017. 5. 20.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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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시모음


인생,사랑,자연을 노래하는 시인 박목월

그의 아름다운 시모음을 찾아 포스팅합니다.

이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박목월 시모음을

읽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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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시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

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을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이별의 노래


 박목월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 아아 너도 가고 또 나도 가야지


 한낮이 지나면

 밤이 오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또 나도 가야지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 두고

 홀로 울리라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또 나도 가야지.



청노루


박목월 


머언 산(山) 청운사(靑雲寺)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紫霞山)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나는 열두 굽이를


청(靑)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오른편 

  

박목월 

    

궁핍하고 어려울 때마다 

오른편을 살펴본다. 

주게서 일러주신 

말씀의 방향을. 

괴롭고 답답할 때마다 

오른편을 살펴본다. 

주께서 일러주신 

믿음의 방향을. 

진실로 

믿는 자에게는 

오른편이 있다. 

신앙의 그물만 던지면 

미어지게 고기를 잡을 수 있다. 

설사 그것이 

비린내가 풍기는 

현실의 고기가 아닐지라도 

굶주린 영을 

충만하게 채울 수 있는 

비늘이 싱싱하게 빛나는 

말씀의 생선 

오른편에 

그물을 던지는 자만이 

믿음과 신뢰의 

그물을 던지는 자만이 

말씀 안에 

그물을 던지는 자만이 

위로와 축복으로 가득한 

때로는 베드로처럼 

펄펄 살아 있는 고기를 

그물이 미어지게 

건져올릴 수 있다. 



박목월


내사 애달픈 꿈꾸는 사람

내사 어리석은 꿈꾸는 사람


밤마다 홀로

눈물로 가는 바위가 있기로


기인 한밤을

눈물로 가는 바위가 있기로


어느 날에사

어둡고 아득한 바위에

절로 임과 하늘이 비치리오.


4월의 노래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벨텔의 편지를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지를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을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가정 


박목월


지상에는 

아홉 켤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전등이 켜질 무렵을 

文數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十九文半.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六文三의 코가 납짝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壁을 짜올린 

여기는 

지상. 

연민한 삶의 길이여. 

내 신발은 十九文半. 


아랫목에 모인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十九文半의 신발이 왔다. 

아니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갑사댕기 


박목월


안개는 피어서 

江으로 흐르고 


잠꼬대 구구대는 

밤 비둘기 


이런 밤엔 저절로 

머언 처녀들 


갑사댕기 남끝동 

삼삼하고나 


갑사댕기 남끝동 

삼삼하고나 


개안(開眼) 


박목월


나이 60에 겨우 

꽃을 꽃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열렸다. 

神이 지으신 오묘한 

그것을 그것으로 

볼 수 있는 

흐리지 않은 눈 

어설픈 나의 주관적인 감정으로 

채색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꽃 

불꽃을 불꽃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열렸다. 


세상은 

너무나 아름답고 

충만하고 풍부하다. 

神이 지으신 

있는 그것을 그대로 볼 수 있는 

至福한 눈 

이제 내가 

무엇을 노래하랴. 

神의 옆자리로 살며시 

다가가 

아름답습니다. 

감탄할 뿐 

神이 빚은 술잔에 

축배의 술을 따를 뿐. 


구름 밭에서


박목월


비둘기 울듯이 

살까보아 

해종일 구름밭에 

우는 비둘기 


다래 머루 넌출은 

바위마다 휘감기고 

풀섶 둥지에 

산새는 알을 까네 


비둘기 울듯이 

살까보아 

해종일 구름밭에 

우는 비둘기 


기계(杞溪 ) 장날 


박목월


아우 보래이 

사람 한 평생 

이러쿵 살아도 

저러쿵 살아도 

시쿵둥하구나 

누군 

왜, 살아 사는 건가 

그렁저렁 

그저 살믄 

오늘같이 기계장도 서고 

허연 산뿌리 타고 내려와 

아우님도 

만나잖는가베 

안 그런가 잉 

이 사람아. 

누군 

왜 살아 사는 건가. 

그저 살믄 

오늘 같은 날 

지게목발 받혀 놓고 

어슬어슬한 산비알 바라보며 

한 잔 술로 

소회도 풀잖는가. 

그게 다 

기막히는 기라 

다 그게 

유정한기라. 


길처럼 


박목월


머언 산 구비구비 돌아갔기로 

山구비마다 구비마다 

절로 슬픔은 일어


뵈일 듯 말듯한 산길 

산울림 멀리 울려나가다 

산울림 홀로 돌아나가다 

어쩐지 어쩐지 울음이 돌고 

생각처럼 그리움처럼


길은 실낱같다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내리막길의 기도 


박목월 


오르막 길이 숨 차듯

내리막 길도 힘에 겹다.

오르막길의 기도를 들어주시듯

내리막길의 기도도 들어 주옵소서.


열매를 따낸 비탈진 사과밭을

내려오며 되돌아 보는 

하늘의 푸르름을 

뉘우치지 말게 하옵소서.


마음의 심지에 물린 불빛이

아무리 침침하여도

그것으로 초밤길을 밝히게 하옵시고


오늘은 오늘로써

충만한 하루가 되게 하옵소서.

어질게 하옵소서.

사랑으로 충만하게 하옵소서.

육신의 눈이 어두워질수록

안으로 환하게 눈 뜨게 하옵소서.


성신이 제 마음 속에

역사하게 하옵소서.

하순의 겨울도 기우는 날씨가

아무리 설레이어도

항상 평온하게 하옵소서.


내리막 길이 힘에 겨울수록

한 자욱마다 전력을 다하는 

그것이 되게 하옵소서.

빌수록

차게 하옵소서.


메리 크리스마스 


박목월 



크리스마스 카드에 

눈이 왔다. 

유리창을 동그랗게 문질러 놓고 

오누이가 

기다린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네 개의 샛파란 눈동자. 

네 개의 샛파란 눈동자. 


참말로 눈이 왔다. 

유리창을 동그랗게 문질러 놓고 

오누이가 

기다린다, 누굴 기다릴까. 

네 개의 까만 눈동자. 

네 개의 까만 눈동자. 


그런 날에 

외딴집 굴뚝에는 

감실감실 금빛 연기, 

감실감실 보랏빛 연기,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박꽃 


박목월


흰 옷자락 아슴아슴 

사라지는 저녁답 

썩은 초가지붕에 

하얗게 일어서 

가난한 살림살이 

자근자근 속삭이며 

박꽃 아가씨야 

박꽃 아가씨야 

짧은 저녁답을 

말없이 울자 


윤사월(閏四月) 


박목월


송화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평온한 날의 기도


박목월


아무런 근심도 걱정도 없이 

평온한 날은

평온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게 하십시오.


양지 바른 창가에 앉아

인간도 한 포기의 

화초로 화하는 

이 구김살 없이 행복한 시간.


주여, 이런 시간 속에서도

당신은 함께 계시고

그 자애로우심과 미소지으심으로

우리를 충만하게 해주시는

그 은총을 깨닫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평온한 날은 평온한 마음으로

당신의 이름을 부르게 하시고

강물같이 충만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게 하십시오.


순탄하게 시간을 노젓는 

오늘의 평온 속에서

주여, 고르게 흐르는 물길을 따라

당신의 나라로 향하게 하십시오.


3월의 그 화창한 날씨 같은 마음속에도

맑고 푸른 신앙의 수심(水深)이 내리게 하시고

온 천지의 가지란 가지마다

온 들의 푸성귀마다

움이 트고 싹이 돋아나듯 

믿음의 새 움이 돋아나게 하여 주십시오.


[박목월에 대해 간단히 찾아 본 내용이다]


처음은 동시를 썼는데 1933년『어린이』지에 동시 「통딱딱 통딱딱」이 특선되었고, 같은 해 『신가정(新家庭)』지에 동요 「제비맞이」가 당선된 이후 많은 동시를 썼다.


본격 시인으로는 1939년 9월『문장(文章)』지에서 정지용(鄭芝溶)에 의하여 「길처럼」·「그것은 연륜(年輪)이다」 등으로 추천을 받았고, 이어서 「산그늘」(1939.12.)·「가을 으스름」(1940.9.)·「연륜(年輪)」(1940. 9.) 등을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데뷔하였다.


1946년조지훈(趙芝薰)·박두진(朴斗鎭) 등과 3인시집 『청록집(靑鹿集)』을 발행하여 해방 시단에 큰 수확을 안겨주었다.


1930년대 말에 출발하는 그의 초기 시들은 향토적 서정에 민요적 율조가 가미된 짤막한 서정시들로 독특한 전통적 시풍을 이루고 있다. 그의 향토적 서정은 시인과 자연과의 교감에서 얻어진 특유의 것이면서도 보편적인 향수의 미감을 아울러 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청록집』·『산도화』 등에서 잘 나타난다.


6·25사변을 겪으면서 이러한 시적 경향도 변하기 시작하여 1959년에 간행된 『난(蘭)·기타』와 1964년의 『청담』에 이르면 현실에 대한 관심들이 시 속에서 표출되고 있다.


인간의 운명이나 사물의 본성에 관한 깊은 통찰을 보이고 있으며, 주로 시의 소재를 가족이나 생활 주변에서 택하여, 담담하고 소박하게 생활사상(生活事象)을 읊고 있다.


1967년에 간행된 장시집 『어머니』는 어머니에 대한 찬미를 노래한 것으로 시인의 기독교적인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다.


1968년의 『경상도의 가랑잎』부터는 현실인식이 더욱 심화되어 소재가 생활 주변에서 역사적·사회적 현실로 확대되었으며, 사물의 본질을 추구하려는 사념적 관념성을 보이기 시작한다.


1973년의 『사력질(砂礫質)』에서는 사물의 본질이 해명되면서도 냉철한 통찰에 의하여 사물의 본질의 해명에 내재하여 있는 근원적인 한계성과 비극성이 천명되고 있다. 그것은 지상적인 삶이나 존재의 일반적인 한계성과 통하는 의미다.


수필 분야에서도 일가의 경지를 이루어, 『구름의 서정』(1956), 『토요일의 밤하늘』(1958), 『행복의 얼굴』(1964) 등이 있으며, 『보랏빛 소묘(素描)』(1959)는 자작시 해설로서 그의 시작 방법과 시세계를 알 수 있는 좋은 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사적(詩史的)인 면에서 김소월(金素月)과 김영랑(金永郎)을 잇는 향토적 서정성을 심화시켰으면서도, 애국적인 사상을 기저에 깔고 있으며, 민요조를 개성 있게 수용하여 재창조한 대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박목월 [朴木月]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박목월의 시집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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