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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관한 시

 

 

눈에 관한시, 첫 눈 시, 겨울 시, 

짧은 시, 12월 시, 1월 시

 

눈이 오는 날 철길에 쌓인 눈을 찍어 보았어요.

11월에 폭설,  지금은 12월 오히려 날씨가 춥지를 않네요!

 

다가올 1월 2월 또 폭설은 내리지 않겠죠.

눈이 오면 풍경이 아름다워 좋지만

올해 처럼 폭설은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눈 오는 마을/김용택  

저녁 눈 오는 마을에 들어서 보았느냐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마을이 조용히 그 눈을 다 맞는
눈 오는 마을을 보았느냐
눈과 밭과 이 세상에 난 길이란 길들이
마을에 들어서며 조용히 끝나고
내가 걸어온 길도
뒤돌아 볼 것 없다 하얗게 눕는다
이제 아무 것도 더는 소용없다 돌아설 수 없는 삶이
길 없이 내 앞에 가만히 놓인다
저녁 하늘에 가득 오는 눈이여
가만히 눈발을 헤치고 들여다보면
이 세상엔 보이지 않은 것 하나 없다
다만
하늘에서 살다가 이 세상에 온 눈들이 두 눈을 감으며
조심조심 하얀 발을 이 세상 어두운 지붕 위에
내릴 뿐이다
 

💗 첫 눈/이해인  

함박눈 내리는 오늘
눈길을 걸어
나의 첫 사랑이신 당신께
첫 마음으로 가겠습니다 

언 손 비비며
가끔은 미끄러지며
힘들어도
기쁘게 가겠습니다 

하늘만 보아도
배고프지 않은
당신의 눈사람으로
눈을 맞으며 가겠습니다
 

💗 첫눈/ 이정하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른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 잊어 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
 

💗 겨울사랑/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 눈 오는 밤의 시 / 김광균  

서울의 어느 어두운 뒷거리에서
이 밤 내 조그만 그림자 위에 눈이 내린다
눈은 정다운 옛이야기
남몰래 호젓한 소리를 내고
좁은 길에 흩어져
아스피린 분말(粉末)이 되어 곱 ㅡ 게 빛나고
나타 ㅡ 샤 같은 계집애가 우산을 쓰고
그 위를 지나간다.

눈은 추억의 날개 때 묻은 꽃다발
고독한 도시(都市)의 이마를 적시고
공원(公園)의 동상(銅像) 위에
동무의 하숙 지붕 위에
캬스파처럼 서러운 등불 위에
밤새 쌓인다 

 

 

 


💗 눈 / 윤동주  

지난 밤에
눈이 소오복히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봐
그러기에

 

  

💗 흰눈 / 공광규   

겨울에 다 내리지 못한 눈은 
매화나무 가지에 앉고 
그래도 남은 눈은 벚나무 가지에 않는다 
거기에 다 못 앉으면 조팝나무 가지에 앉고 
그래도 남은 눈은 이팝나무 가지에 앉는다 
거기에 또 못 앉으면 
쥐똥나무 울타리나 
산딸나무 가지에 앉고 
거기에 다 못 앉으면 아까시나무 가지에 앉다가 
그래도 남은 눈은 
찔레나무 가지에 앉는다 
앉다가 앉다가 
더 앉을 곳이 없는 눈은 
할머니가 꽃나무 가지인 줄 알고 


💗 첫눈 / 이정하​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

그토록 못 잊어 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 

 

💗 눈 오시는 날 / 서정주​

내 연인은 잠든 지 오래다.
아마 한 천년쯤 전에
그는 어디에서 자고 있는지,
그 꿈의 빛만을 나한테 보낸다.
분홍, 분홍, 연분홍, 분홍,
그 봄 꿈의 진달래꽃 빛깔들
다홍, 다홍, 또 느티나무빛,
짙은 여름 꿈의 소리나는 빛깔들.
그리고 인제는 눈이 오누나
눈은 와서 내리 쌓이고,

우리는 제마다 뿔뿔이 혼자인데
아 내 곁에 누워 있는 여자여.
네 손톱 속에 떠오르는 초생달에
내 연인의 꿈은 또 한 번 비친다. 

 

 




💗 눈내리는 풍경 / 용혜원   ​

눈이 내립니다. 
하얀 눈이 솜털 날리듯이 춤추며 
온 세상을 하얗게 덮습니다. ​

하늘의 축복을 다 받은 듯이 
기분이 상쾌해지고 
내 마음이 행복해집니다. ​

하늘의 사랑을 다 받은 듯이 
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하얀 눈길을 걸어봅니다.
발아래 눈 밟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오늘은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습니다.​

눈이 내린 풍경은
동화 속 그림을 만들어놓습니다.​

하얀 눈이 쌓여갑니다.
눈이 내리는 날이면​

누군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고백하고 싶어집니다.
내 마음에는 사랑이 내리고 있습니다. 

 



💗 흰 눈 내리는 날 / 이해인 ​

흰 눈 내리는 날 밤새 깨어 있던 
겨울 나무 한 그루 
창을 열고 들어와 내게 말하네 
맑게 살려면 가끔은 울어야 하지만 
외롭다는 말은 함부로 내뱉지 말라고 
사랑하는 일에도 자주 마음이 닫히고 
꽁해지는 나에게 나보다 ​

나이 많은 나무가 또 말하네
하늘을 보려면 마음을 넓혀야지 
별을 보려면 희망도 높여야지 ​

이름 없는 슬픔의 병으로 
퉁퉁 부어 있는 나에게   

어느새 연인이 된 나무는 
자기도 춥고 아프면서 나를 위로하네 

​흰 눈 속에 내 죄를 묻고 
모든 것을 용서해 주겠다고 ​

나의 나무는 또 말하네 
참을성이 너무 많아 ​

나를 주눅들게 하는 
겨울 나무 한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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