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시모음,겨울 짧은시,겨울에 어울리는 시,겨울시 |
겨울에 어울리는 시들을 모아 모아 올려보아요.
겨울 답게 오늘은 몹시 춥네요.
겨울에 어울리는 겨울시모음,겨울 짧은시, 겨울시
감상하시고 이불 속에서 따뜻하게 지내려구요.
11월 시모음,겨울시,짧은 겨울시,11월시
겨울 짧은시,겨울에 어울리는 시,겨울시
희망에게
- 이해인 -
하얀 눈을 천상의 시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 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 때 깍아먹는
한 조각 무우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꿈을 찾아줍니다
다정한 눈길을 주지 못한 나의 일상에
새 옷을 입혀줍니다
남이 내게 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 이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음으로
또 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청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겨울 연가
- 이해인 -
함박눈 펑펑 내리는 날
네가 있는 곳에도
눈이 오는지 궁금해
창문을 열어본다
너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쏟아지는 함박 눈이다
얼어붙는 솜사탕이다
와아!
하루 종일
눈물 속에 묻혀가는
나의 감타낫
어찌 감당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겨울길을 간다
- 이해인-
겨울길을 간다
봄 여름 데리고
호화롶던 숲
가을과 함께
서서히 옷을 벗으면
텅 빈 해질녘에
겨울이 오는 소리
문득 창을 열면
흰 눈 덮인 오솔길
어둠은 더욱 깊고
아는 이 하나 없다
별 없는 겨울 숲을
혼자서 가니
먼 길에 목마른
가난의 행복
고운 별 하나
가슴에 묻고
겨울 숲길을 간다
겨울밤 - 박용래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밑 달빛은 쌓이리
발목을 벗고 물을 건너는 먼 마을
고향집 마당 귀 바람은 잠을 자리
겨울 나무 - 이정하
그대가 어느 모습
어느 이름으로 내 곁을 스쳐 지나갔어도
그대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울되어 어지럽다
따라 나서지 않은 것이
꼭 내 얼어붙은 발 때문만은 아니었으리
붙잡기로 하면 붙잡지 못할 것도 아니었으나
안으로 그리움 삭일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을
그대 향한 마음이 식어서도 아니다
잎잎이 그리움 떨구고 속살 보이는 게
무슨 부끄러움이 되랴
무슨 죄가 되겠느냐
지금 내 안에는
그대보다 더 큰 사랑
그대보다 더 소중한 또 하나의 그대가
푸르디푸르게 새움을 틔우고 있는데
겨울, 저무는 황혼의 아름다움 - 이정하
보여주겠다
분지의 벌판 끝에 서 있는
눈사람 같은 자세를 보여주겠다
귀 기울여 줄 것
누가 와서
이 쓸쓸함을 지적해다오
저무는 황혼으로 내 사랑을
죄다 보여주겠다
겨울밤 - 이해인
귀에는 아프나
새길수록 진실인 말
가시돋혀 있어도
향기를 가진
어느 아픈 말들이
문득 고운 열매로
나를 먹여주는 양식이 됨을
고맙게 깨닫는 긴긴 겨울밤
겨울 편지 - 이해인
친구야
네가 사는 곳에도
눈이 내리니?
산 위에
바다 위에
장독대 위에
하얗게 내려 쌓이는
눈만큼이나
너를 향한 그리움이
눈사람 되어 눈 오는 날
눈처럼 부드러운 네 목소리가
조용히 내리는 것만 같아
눈처럼 깨끗한 네 마음이
하얀 눈송이로 날리는 것만 같아
나는 자꾸만
네 이름을 불러 본다
겨울 노래 - 이해인
끝없는 생각은
산기슭에 설목(雪木)으로 서고
슬픔은 바다로 치달려
섬으로 엎드린다
고해소에 앉아
나의 참회를 기다리는
은총의 겨울
더운 눈물은 소리없이
눈밭에 떨어지고
미완성의 노래를 개켜 들고
훌훌히 떠난 자들의 마을을 향해
나도 멀리 갈 길을 예비한다
밤마다 깃발 드는
예언자의 목쉰 소리
오늘도
나를 기다리며
다듬이질하는 겨울
겨울나무 - 도종환
잎새 다 떨구고 앙상해진 저 나무를 보고
누가 헛살았다 말하는가 열매 다 빼앗기고
냉랭한 바람 앞에 서 있는
나무를 보고 누가 잘못 살았다 하는가
저 헐벗은 나무들이 산을 지키고
숲을 이루어내지 않았는가
하찮은 언덕도 산맥의 큰 줄기도
그들이 젊은날 다 바쳐 지켜오지 않았는가
빈 가지에 새 없는 둥지 하나 매달고 있어도
끝났다 끝났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실패했다고 쉽게 말하지 말라
이웃 산들이 하나씩 허물어지는 걸 보면서도
지킬 자리가 더 많다고 믿으며
물러서지 않고 버텨온 청춘
아프고 눈물겹게 지켜낸 한 시대를 빼놓고
겨울나무 - 이재무
이파리 무성할 때는
서로가 잘 뵈지 않더니
하늘조차 스스로 가려
발밑 어둡더니
서리 내려 잎 지고
바람 매 맞으며
숭숭 구멍 뚫린 한 세월
줄기와 가지로만 견뎌보자니
보이는구나, 저만큼 멀어진 친구
이만큼 가까워진 이웃
외로워서 단단한 겨울나무
겨울강에서 - 정호승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겨울강 강언덕에 눈보라 몰아쳐도
눈보라에 으스스 내 몸이 쓰러져도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강물은 흘러가 흐느끼지 않아도
끝끝내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가 되어
청산이 소리치면 소리쳐 울리 *
겨울강 - 정호승
꽝꽝 언 겨울강이
왜 밤마다 쩡쩡 울음소리를 내는지
너희는 아느냐
별들도 잠들지 못하고
왜 끝내는 겨울강을 따라 울고야 마는지
너희는 아느냐
산 채로 인간의 초고추장에 듬뿍 찍혀 먹힌
어린 빙어들이 너무 불쌍해
겨울강이 참다 참다 끝내는
터뜨린 울음인 줄을
겨울 편지 - 안도현
흰 눈 뒤집어쓴 매화나무 마른 가지가
부르르 몸을 흔듭니다
눈물겹습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이겠지요
겨울 편지 - 안도현
당신
저 강을 건너가야 한다면
나, 얼음장이 되어 엎드리지요
얼음장 속에 물고기의 길이 뜨겁게 흐르는 것처럼
내 마음속에는 당신이 출렁이고 있으니까요
겨울 숲은 따뜻하다 - 홍영철
겨울 숲은 뜻밖에도 따뜻하다
검은 나무들이 어깨를 맞대고 말없이 늘어서 있고
쉬지 않고 떠들며 부서지던 물들은 얼어붙어 있다
깨어지다가 멈춘 돌멩이
썩어지다가 멈춘 낙엽이
막무가내로 움직이는 시간을 붙들어놓고 있다
지금 세상은 불빛 아래에서도 낡아가리라
발이 시리거든 겨울 숲으로 가라
흐르다가 문득 정지하고 싶은 그때
겨울 노래 - 오세영
산자락 덮고 잔들
산이겠느냐.
산 그늘 지고 산들
산이겠느냐.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아침마다 우짖던 산까치도
간데 없고
저녁마다 문살 긁던 다람쥐도
온데 없다.
길 끝나 산에 들어섰기로
그들은 또 어디 갔단 말이냐.
어제는 온 종일 진눈깨비 뿌리더니
오늘은 하루 종일 내리는 폭설(暴雪),
빈 하늘 빈 가지엔
홍시 하나 떨 뿐인데
어제는 온종일 난(蘭)을 치고
오늘은 하루 종일 물소릴 들었다.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
겨울 사랑 -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겨울 일기 - 문정희
나는 이 겨울을 누워서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려
염주처럼 윤나게 굴리던
독백도 끝이 나고
바람도 불지 않아
이 겨울 누워서 편하게 지냈다.
저 들에선 벌거벗은 나무들이
추워 울어도
서로 서로 기대어 숲이 되어도
나는 무관해서
문 한번 열지 않고
반추동물처럼 죽음만 꺼내 씹었다
나는 누워서 편히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이 겨울
겨울 새벽에 - 정일근
시인의 아내는 겨울에 눈이 밝아진다
봄 여름 가을에는 잘 보지 못했던
곳집이 비는 것이 눈에 환히 보이는 모양이다
새벽 추위에 우리는 함께 잠을 깨
아내는 사위여가는 겨우살이를 헤아리고
나는 시를 생각한다
시인의 가난은 추운 날을 골라서 찾아온다
보일러 기름도 추운 날 새벽을 골라 똑 떨어지듯이
겨울 - 조병화
침묵이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분다
바람은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 사람도 없는 세월 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남아 쌓인 노래 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은, 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간 자리를
하얗게 덮는다
덮은 눈 속에서
겨울은 기쁨과 슬픔을 가려 내서
인간이 남긴 기쁨과 슬픔으로
봄을 준비한다
묵묵히
겨울강 - 문인수
바람은 이제 엷은 살얼음으로 깔리면서
뻘밭 위에다가 덜렁 거룻배 한 척 올려놓고는
또 거기서 나와 처마 끝으로 어둑어둑 번져 가더니
이번에는 굴뚝 끝에서 오래 머리 풀고
몸 조심하거라 자주 편지하고...
이르며 사람들은, 낳은 자식들의 날개를 깊이 품노라
사람들은, 저마다의 땅끝에 이르러
집을 짓고 낳은 자식들의 날개를 깊이 품노라 사람들은.
저 갈대숲으로 드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모로 누우며
겨울 강변에서 - 문인수
먼 수풀은 따뜻하고 부드러워요
새들은 왜 건너건너 날아가고 있나요
강 건너로 가서 살고 싶어요 어머니
얘야, 내 귓속을 들여다 보아라
찬바람 드나드는 갈대숲 말아냐 추운 저
새소리 말이냐 얘야
겨울 강가에서 - 우미자
이제는 마음 비우는 일
하나로 살아간다
강물은 흐를수록 깊어지고
돌은 깎일수록 고와진다
청천(靑天)의 유월
고란사 뒷그늘의 푸르던 사랑
홀로 남은 나룻배 위에 앉아 있는데
높고 낮은 가락을 고르며
뜨거운 노래로
흘러가는 강물
거스르지 않고 순(順)하게 흘러
바다에 닿는다
강안(江岸)을 돌아가
모든 이별이 손을 잡는
생명(生命)의 합장(合掌)
겨울 강을 보며
한 포기 지란(芝蘭)을
기르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겨울 마음 - 이상화
물장사가 귓속으로 들어와
내 눈을 열었다
보아라!
까치가 뼈만 남은 나뭇가지에서 울음을 운다
왜 이래?
서리가 덩달아 추녀 끝으로 눈물을 흘리는가
내야 반가웁기만 하다 오늘은 따스겠구나
겨울밤 - 복효근
감나무 끝에는 감알이 백서른두 개
그 위엔 별이 서 말 닷 되
고것들을 이부자리 속에 담아 와
맑은 잠 속에
내 눈은 저 숲가에 궁구는 낙엽 하나에까지도 다녀오고
겨울은 고것들의 이야기까지를 다 살아도
밤이 길었다
겨울의 노래 4 - 복효근
멀리서 보면
꽃이지만 포근한
꽃송이지만
손이 닿으면 차가운 눈물이다
더러는 멀리서 지켜만 볼
꽃도 있어
금단의 향기로 피어나는
그대
삼인칭의
눈꽃
그대
겨울 풍경 - 박남준
겨울 햇볕 좋은 날 놀러 가고
사람들 찾아오고
겨우 해가 드는가
밀린 빨래를 한다 금세 날이 꾸무럭거린다
내미는 해 노루꽁지만하다
소한대한 추위 지나갔다지만
빨랫줄에 널기가 무섭게
버쩍버썩 뼈를 곧추세운다
세상에 뼈 없는 것들이 어디 있으랴
얼었다 녹았다 겨울빨래는 말라간다
삶도 때로 그러하리
언젠가는 저 겨울빨래처럼 뼈를 세우기도
풀리어 날리며 언 몸의 세사을 감싸주는
따뜻한 품안이 되기도 하리라
처마 끝 양철지붕 골마다 고드름이 반짝인다
지난 늦가을 잘 여물고 그중 실하게 생긴
늙은 호박들 이집 저집 드리고 나머지
자투리들 슬슬 유통기한을 알린다
여기저기 짓물러간다
내 몸의 유통기한을 생각한다 호박을 자른다
보글보글 호박죽 익어간다
늙은 사내 하나 산골에 앉아 호박죽을 끓인다
문 밖은 여전히 또 눈보라
처마 끝 풍경소리 나 여기 바람 부는 문밖 매달려 있다고
징징거린다
겨울 햇볕 - 허영자
내가 배고플 때
배고픔 잊으라고
얼굴 위에 속눈썹에 목덜미 께에
간지럼 먹여 마구 웃기고
또 내가 이처럼
북풍 속에 떨고 있을 때
조그만 심장이 떨고 있을 때
등어리 어루만져 도닥거리는
다사로와라
겨울 햇볕!
초겨울 - 도종환
올해도 갈참나무 잎 산비알에 우수수 떨어지고
올해도 꽃진 들에 억새풀 가을 겨울 흔들리고
올해도 살얼음 어는 강가 새들은 가고 없는데
구름 사이에 별이 뜨듯 나는 쓸쓸히 살아 있구나
초겨울 편지 - 김용택
앞산에
고운 잎
다 졌답니다
빈 산을 그리며
저 강에
흰눈
내리겠지요
눈 내리기 전에
한번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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